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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백내장' 잡는 인공수정체 나왔다
등록일 2020년 06월 08일 15:47 / 조회수 117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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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백내장' 잡는 인공수정체 나왔다

백내장 수술시 수정체를 대체하는 인공수정체의 모습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백내장 수술시 수정체를 대체하는 인공수정체의 모습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후발 백내장'이란 백내장 수술을 받은 뒤 다시 백내장이 재발하는 일종의 수술 후유증이다. 수술 후 일부 남아있던 수정체 세포가 인공수정체를 타고 오르며 다시 자라나 시야를 흐리는 병이다. 백내장 환자 중 20~30%에게서 나타난다. 레이저를 이용해 자라난 부위를 찢어내는 것 외에는 치료할 방법이 없는 게 문제다. 전호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지난해 후발 백내장을 막는 새로운 인공수정체를 개발했다.

 

수술 후유증 후발 백내장 막는 인공수정체

 

후발 백내장 방지에는 인공수정체 외곽을 가공해 세포가 자라는 걸 막는 방식이 주로 쓰이지만 확실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알콘은 인공수정체 외곽에 두꺼운 벽을 올려 세포가 넘어오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물에 잘 젖지 않는 소수성 소재를 활용해 세포가 잘 부착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활용된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2016년 안액이 인공수정체 외곽을 타고 흐르도록 해 세포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을 희석하는 디자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다만 상용화로 이어진 연구는 아직 없다.

 

연구팀은 레이저로 인공수정체 가장자리에 마치 성벽을 둘러싼 해자처럼 홈을 팠다. 세포가 자신이 딛고 사는 주변 땅 구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데 적당한 크기의 홈을 파 놓으면 홈을 따라서만 움직인다. 세포가 해자에 빠져 성벽 주위만 맴돌아 성 위를 올라오지 못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또 인공수정체에 자동으로 홈을 파 주는 설비를 개발해 홈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수~수십 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미터) 크기 수정체 세포가 두께 5μm, 폭 10μm 홈 속에 갇힐 확률이 가장 큰 것을 발견했다. 동물세포 실험에선 5일이 지난 후에도 세포 중 98.75%가 홈을 가로질러 이동하지 못했다. 전 연구원은 “토끼 전임상을 실시했을 때 세포가 자라는 면적도 40% 줄었고 혼탁도도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인공수정체


 

스위스 알콘의 레소토 인공수정체다. 12단 동심원 구조를 이용해 빛이 회절하게 해 여러 위치에서 초점이 맺히게 한다. 알콘 홈페이지 캡처
스위스 알콘의 레소토 인공수정체다. 12단 동심원 구조를 이용해 빛이 회절하게 해 여러 위치에서 초점이 맺히게 한다. 알콘 홈페이지 캡처

흔히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 하면 암 수술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1위는 백내장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년 주요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백내장 수술 건수는 59만 2191건이다. 2위인 치핵수술의 세 배가 넘는 압도적 1위다. 백내장 수술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나 최근에는 과도한 모바일 이용 등으로 소아 백내장 비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내에서 수술 건수 1위지만 2014년부터 연평균 6%씩 수술 건수가 늘어날 만큼 환자 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은 고대 이집트에도 기록이 있을 만큼 역사가 길다. 인공수정체의 역사도 긴 편이다. 1949년 영국의 안과의사였던 헤럴드 리들리는 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 창이 산산조각나며 파편이 눈에 박힌 채 살아온 조종사를 치료했다. 그러다 창의 재료인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가 눈 속에서 면역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인공수정체 재료의 가능성을 알아본 그는 1950년 영국 기업 ‘레이너’와 첫 PMMA 인공수정체를 개발해 백내장 환자에게 이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개발된 인공수정체는 환자의 시력을 보조하는 데 집중해왔다. 백내장이 노화로 일어나는 만큼 노안을 함께 겪는 환자가 많아서다. 세계 인공수정체 시장의 40%를 점유한 스위스 ‘알콘’은 12단에 걸쳐 계단식으로 두께를 달리한 수정체로 가까운 곳이나 먼 곳을 볼 때 모두 초점이 맺히게 하는 기술을 적용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 2위 기업인 존슨앤드존슨 비전스는 주로 시야가 집중되는 60~80cm 거리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주력이다. 회사마다 전략을 갖고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분야다.

 

딱딱한 PMMA는 부드러운 소재로 대체되고 있다. 말랑한 인공수정체는 눈에 넣을 때 최대한 접을 수 있어 인공수정체를 집어넣기 위한 눈 절개량을 줄일 수 있다. 절개가 커지면 회복이 오래 걸리고 난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절개 정도를 줄이는 것은 필수다. 1978년 부드러운 실리콘 인공수정체가 처음 개발됐고 1989년 ‘어드밴스드 메디컬 옵틱스’가 첫 상용 제품을 내놨다. 이후 연성 아크릴 소재 등이 개발되며 PMMA를 대체해 왔다. 미국은 연성 인공수정체가 시장을 100% 장악했다.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의 몇 되지 않는 후유증인 후발 백내장을 막는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전호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후발백내장 방지용 인공수정체의 모습이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전호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후발백내장 방지용 인공수정체의 모습이다. 렌즈 주변부에 수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홈을 파 빛이 산란돼 하얗게 보이지만, 물 속에 들어가면 투명해진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 세계 인공수정체 시장이 2018년 31억 5930만 달러(약 3조 8360억 원)에서 연평균 6.8% 성장해 2026년에는 53억 1880만 달러(6조 4586억 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인공수정체 시장은 1000억 원 규모다. 한국의 2018년 백내장 수술 진료비는 6061억 원이다. 업계에서는 이중 인공수정체 비용만 약 1000억 원 정도로 추산한다. 2015년 415억 원에서 3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 인공수정체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알콘과 존슨앤드존슨, 애보트 등 세계를 장악한 미국과 유럽 업체가 그대로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인공수정체를 만드는 한국 업체는 두 곳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한국 내 점유율은 1%대다. 제품은 동남아로 주로 수출된다. 전 연구원은 “임상 의사들은 국내 제품도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다만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주로 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인공수정체를 개발하기엔 조건이 녹록지 않다. 한국에서 인공수정체를 비롯한 의료기기는 설계를 조금이라도 변경하면 임상 절차를 모두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전 책임연구원은 “인공수정체 주변부 홈 크기를 바꿀 때마다 새로운 임상 허가를 받아 동물실험을 처음부터 해야 한다”며 “업체는 비용 때문에 들어가니 새로운 기술개발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은 의료보험상 포괄수가제에 포함돼있다는 점도 개발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포괄수가제는 어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든 미리 책정된 일정액의 진료비를 보상하는 제도다. 전 연구원은 “기존 제품에 추가 기능을 더해도 비용은 같다”며 “의료기기 업체가 연구자와 새 제품을 만들려면 새로운 의료기기에 맞는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호정 책임연구원이 인공수정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전호정 책임연구원이 인공수정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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